Photo by Madeline Liu on Unsplash
Editor.Kang / 강 보름 | One Paper, One Question + Evidence Check
두 마리 이상 고양이와 사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고양이가 많아질수록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아닐까? 반대로 혼자 사는 고양이보다 동료가 있는 편이 더 나을까?
이 질문에 단순한 정답은 없습니다. 2026년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발표된 덴마크 대표 표본 연구는 고양이 수와 일부 건강·배변·행동 지표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지만, 동시에 다묘 가정의 복지가 고양이 숫자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핵심 질문: 다묘 가정 자체가 문제일까?
Hoff와 동료들은 단독 고양이 가정과 다묘 가정을 비교하면서 고양이 수, 실외 접근, 개체 특성, 보호자가 보고한 행동 특성, 그리고 화장실·먹이·물·휴식·숨을 장소 같은 생활 자원을 함께 살폈습니다. 연구는 건강 문제 4개와 행동 관련 복지 지표 11개를 사용해 여러 요인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분석에서는 가정 내 고양이 수가 증가할수록 일부 건강 문제와 집 안에서의 부적절한 배설, 소변 마킹 위험이 증가하는 방향의 연관성이 관찰됐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고양이를 한 마리 더 들이면 문제가 생긴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결과가 아닙니다. 연구 설계가 단면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어떤 요인이 먼저였는지, 고양이 수 자체가 직접 원인이었는지는 분리해 말할 수 없습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개체와 환경의 조합
같은 연구에서 복지와 관련된 결과는 고양이 수만으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실외 접근 방식, 개체의 행동 특성, 생활환경과 자원 조건도 함께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연구진은 단독 가정과 다묘 가정의 차이가 단순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여기서 보호자가 가져갈 핵심은 “몇 마리까지 괜찮은가”라는 고정된 숫자보다 각 고양이가 자원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다른 고양이를 피하고 싶을 때 피할 수 있는지, 평소와 다른 행동이 새로 생겼는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PET & HUMAN의 기존 글 고양이 복지를 행동·건강·생리 지표로 함께 보는 방법에서도 설명했듯, 복지는 하나의 표정이나 행동으로 판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묘 가정에서는 이 원칙이 더 중요해집니다.
싸우지 않아도 긴장은 있을 수 있다
2024년 AAFP의 다묘 가정 가이드라인은 고양이 사이의 긴장이 항상 큰 싸움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노려보기, 피하기, 숨기, 길목이나 자원 접근을 막는 행동처럼 미묘한 신호가 먼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하던 행동의 감소, 배변 습관 변화, 마킹 같은 변화도 맥락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서로 물지 않으니 사이가 좋다”거나 “같은 공간에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한 번의 하악질이나 추격만으로 관계 문제를 진단해서도 안 됩니다. 평소 기준선, 빈도, 지속시간, 발생 맥락, 각 고양이가 선택할 수 있는 회피 공간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보호자가 실제로 관찰할 수 있는 것
다묘 가정에서는 생활 자원이 단순히 ‘존재하는가’보다 각 고양이가 경쟁이나 방해 없이 접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먹이와 물, 화장실, 휴식 장소, 숨을 곳과 높은 공간을 한 지점에 몰아두면 숫자는 충분해도 실제 선택권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안전한 장소와 높은 공간의 의미, 고양이 화장실의 크기·모래·덮개 선호를 함께 보면 다묘 환경을 점검할 때 무엇을 관찰해야 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나타난 집 안 배설, 소변 마킹, 식욕이나 활동 변화, 지속적인 숨기, 특정 고양이의 자원 접근 회피가 반복된다면 한 가지 원인으로 단정하지 말고 건강 문제와 사회적·환경적 요인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변화나 신체 이상이 동반되면 수의학적 평가가 우선될 수 있습니다.
실외 접근 결과를 ‘밖에 내보내라’는 조언으로 읽으면 안 된다
Hoff 등의 연구에서는 제한되지 않은 실외 접근이 여러 부정적 복지 결과의 낮은 위험과 연관됐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관찰연구의 연관성입니다. 덴마크의 주거·사육 환경에서 관찰된 결과를 다른 국가의 모든 고양이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으며, 자유로운 실외 활동에는 교통사고, 감염, 포식·피식, 분실 등 별도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AAFP는 실외 자극을 제공하더라도 안전 울타리, 캣티오, 하네스와 리드 등 통제된 접근을 통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는 “실외 방목이 복지에 좋다”는 처방이 아니라 환경과 활동 기회가 복지 해석에 중요한 변수라는 뜻으로 읽는 편이 적절합니다.
이 연구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이 연구는 다묘 가정의 복지가 자동으로 나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양이 수가 늘어날 때 일부 부정적 복지 지표와의 연관성이 커질 수 있으며, 그 관계를 개체 특성과 환경 조건을 포함해 보아야 한다는 근거를 제공합니다.
또한 단면 연구와 보호자 보고 자료만으로 고양이 간 관계의 원인과 결과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 국가별 주거환경과 반려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의 다묘 가정에 같은 효과 크기가 나타난다고 가정해서도 안 됩니다.
Evidence Check
Study/Source Type: 대표 표본 기반 단면 관찰연구 + 전문 진료 가이드라인
Species/Population: 가정에서 생활하는 반려묘, 덴마크 고양이 보호자 표본
Sample Size: 접근 가능한 초록·서지정보에서 실제 분석 표본 수를 확인하지 못해 기재하지 않음
Evidence Level: 연관성에 대한 관찰 근거. 인과관계 판단에는 제한적
What the evidence shows: 고양이 수 증가가 일부 건강 문제, 집 안 배설, 소변 마킹과 연관될 수 있으며, 개체 특성·환경·자원 조건도 함께 중요함
What it does NOT show: 특정 마릿수 이상이면 복지가 나빠진다는 임계값, 고양이 추가 입양이 문제를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 모든 국가에 동일한 결과가 적용된다는 근거
Key limitations: 단면 설계, 보호자 보고 기반 지표, 국가·환경 맥락의 차이, 원인과 결과의 시간적 순서 확인 불가
Editorial Verification: 논문 제목·저자·학술지·연도·DOI와 가이드라인 PMID·DOI 확인 완료
Sources / References
Hoff A, Czycholl I, Lund TB, Mills D, Serpell J, Sandøe P. The social competences of companion cats: A representative study of the welfare of cats in single versus multi-cat households.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2026;302:107040. DOI: 10.1016/j.applanim.2026.107040. DOI
Rodan I, Ramos D, Carney H, DePorter T, Horwitz DF, Mills D, Vitale K. 2024 AAFP intercat tension guidelines: recognition, prevention and management.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2024;26(7):1098612X241263465. DOI: 10.1177/1098612X241263465. PMID: 39012263. PubMed
Editorial Note. 이 글은 특정 고양이의 행동을 진단하거나 입양·분리·치료 결정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한 행동보다 평소 기준선과 최근 변화, 건강 상태, 생활환경, 고양이 사이의 상호작용을 함께 기록하는 것이 더 유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