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daka, Woman with dog, Centennial Park, Sydney, 2021.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반려견을 쓰다듬다가 마음이 가라앉거나, 긴장된 보호자 옆에서 개도 함께 예민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험은 흔합니다. 이런 현상을 과학에서는 종종 ‘생리적 동조(physiological synchrony)’라고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심박수, 심박변이도(HRV), 코르티솔, 옥시토신 같은 지표가 서로 다른 시간 척도로 측정되기 때문에 단순한 ‘같이 뛴다’는 표현은 지나치게 단정적일 수 있습니다.
Editorial Note. 이 글은 반려동물이 사람의 스트레스나 감정을 치료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심박이나 호르몬의 동조가 정서적 유대의 직접적인 진단 지표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현재 연구는 상호작용 중 두 종의 생리 신호가 어떤 조건에서 함께 변하는지 탐색하는 단계입니다.
2026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무엇을 봤나
Ginevra Bargigli, Lorenzo Frassineti, Paolo Baragli, Chiara Scopa, Aglaia Vignoli, Antonio Lanata가 2026년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사람과 동물이 상호작용하는 동안 양쪽의 생리 신호를 동시에 측정하고 정량적으로 비교한 연구를 모았습니다. 연구진은 PubMed, EMBASE, Scopus, Google Scholar, Animal Studies Repository, Cochrane 등을 검색해 최종적으로 37편을 포함했습니다.
37편 중 22편은 개, 15편은 말과의 상호작용을 다뤘습니다. 가장 많이 측정된 지표는 심박수·심박변이도 같은 심장 활동과 코르티솔·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이었습니다. 상호작용 맥락은 반려 생활뿐 아니라 동물매개중재, 스포츠, 작업동물 환경까지 다양했습니다.
결과는 ‘있다/없다’로 단순하지 않았다
검토된 37편 가운데 16편은 유의한 생리적 공동변화를 보고했고, 16편은 일부 조건이나 일부 지표에서만 부분적인 공동변화를 보고했으며, 5편은 뚜렷한 공동변화를 찾지 못했습니다. 즉 문헌 전체를 보면 “사람과 동물의 생리는 항상 동조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연구진은 연속적인 시간자료를 이용한 시계열 결합 분석이 단일 시점의 상관관계보다 비교적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고 정리했습니다. 반대로 호르몬처럼 채취 간격이 길고 생리적 반응 속도가 느린 지표는 순간적인 상호작용을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왜 연구마다 결과가 다른가
가장 큰 문제는 이질성입니다. 연구마다 사람과 동물의 관계, 상호작용 시간, 장소, 사용한 센서와 검체, 분석 방법이 달랐습니다. 참가자 수가 작은 연구도 많았고, 특정 품종·특정 환경에 편중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체계적 문헌고찰의 저자들은 많은 연구의 전체 비뚤림 위험이 중간 수준이거나 중간 이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동조’라는 용어입니다. 두 신호가 같은 순간에 비슷하게 오르내리는 것과, 20~30분 평균값이 서로 상관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같은 현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더 넓고 신중한 표현으로 ‘comodulation’, 즉 상호작용 중 생리 신호가 함께 조절되는 현상을 제안합니다.
반려생활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연구는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을 지지하지만, 심박수 한 번이나 코르티솔 한 번의 측정으로 관계의 질을 평가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심박은 움직임, 온도, 통증, 흥분, 수면, 운동량에 영향을 받고, 코르티솔도 채취 시간과 환경 변화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실제 생활에서는 단일 숫자보다 ‘상호작용 전후의 반복 패턴’을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산책, 휴식, 놀이, 낯선 환경 방문 같은 맥락에서 보호자와 반려동물의 행동과 생리 신호가 장기간 어떤 식으로 달라지는지를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PET & HUMAN 관점
사람과 반려동물의 관계는 한쪽이 다른 쪽에 영향을 주는 일방향 시스템이 아니라 서로의 행동과 환경이 계속 피드백되는 동적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PET BRIDGE 같은 관찰 플랫폼에서 웨어러블 심박이나 활동량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영상 행동과 시간대, 활동 종류, 보호자가 기록한 사건을 함께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일 생리 신호를 불안·스트레스·건강 상태의 진단값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결론
2026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사람과 동물의 상호작용 중 생리적 공동변화가 존재할 가능성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그 현상은 모든 상황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규칙이 아니며, 종·관계·상황·측정 지표·분석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지금 단계에서 가장 타당한 결론은 ‘동조가 있다’가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 공동조절이 관찰되며, 더 표준화된 연구가 필요하다’입니다.
Reference
Bargigli G, Frassineti L, Baragli P, Scopa C, Vignoli A, Lanata A. Evidence of Physiological Comodulation During Human–Animal Interaction: A Systematic Review.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2026;1560(1):e70299. doi:10.1111/nyas.70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