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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보호자에게 ‘물을 잘 마시게 하려면 정수기를 사야 한다’는 조언은 매우 익숙합니다. 흐르는 물이 본능적으로 더 매력적이고, 정수기를 쓰면 음수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설명도 흔합니다. 하지만 최신 연구를 보면 이야기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떤 고양이는 흐르는 물을 더 마시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정수기 자체가 수분 섭취를 확실하게 늘린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026년 Journal of Animal Science에 발표된 스코핑 리뷰는 1975년부터 2025년까지 고양이의 물 섭취, 수분 상태, 관련 건강 결과를 다룬 32편의 연구를 검토했습니다. 이 리뷰에서 가장 일관되게 확인된 요인은 ‘물이 흐르느냐’보다 식이의 수분 함량과 조성이었습니다.
Editorial Note. 본 기사는 특정 정수기, 사료, 음료 제품을 홍보하지 않습니다. 또한 요로·신장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를 보장하는 제품 추천이 아닙니다. 기존 질환이 있거나 음수량이 갑자기 변한 고양이는 개별 수의학적 평가가 필요합니다.
32편의 연구가 보여준 가장 큰 변수는 ‘식이 형태’였다
Pauline A. L. Kosmal, Anna K. Shoveller, Genevieve Gillies, Lawrence E. Armstrong이 수행한 2026년 스코핑 리뷰에 따르면, 건강한 고양이의 총 수분 섭취량은 연구마다 상당히 달랐습니다. 체중 1kg당 하루 약 23~51mL의 총 수분을 섭취했다는 연구들이 있었고, 절대량으로는 하루 70~293mL 범위가 보고된 연구들도 있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고양이가 마시는 ‘그릇 속 물’만 세어서는 전체 수분 섭취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습식 사료는 음식 자체에 많은 물을 포함하기 때문에 자유 음수량은 줄어도 총 수분 섭취량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습니다. 리뷰에서는 일반적으로 습식 식이를 먹은 고양이가 건식 식이를 먹은 고양이보다 총 수분 섭취량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정수기 효과는 없다는 뜻일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개별 고양이의 선호는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연구 수준에서 ‘흐르는 물이면 대부분의 고양이가 더 많이 마신다’는 보편적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David C. Grant가 2010년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에 발표한 연구는 건강한 고양이 13마리에게 물그릇과 순환식 분수형 급수원을 비교했습니다. 분석 가능한 12마리에서는 분수형 조건에서 평균 자유 음수량이 조금 더 높았지만, 한 마리를 제외해 식이 차이를 통제하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사라졌고 소변 삼투질 농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한 고양이는 분수형 급수기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2026년 리뷰 역시 3편의 물 공급 방식 연구를 종합해 정적인 물과 흐르는 물 자체가 전체적으로 일관된 음수 증가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고 정리했습니다. 즉 정수기는 어떤 고양이에게는 매우 유용할 수 있지만 ‘모든 고양이의 수분 섭취 해결책’은 아닙니다.
고양이가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볼 때 가장 흔한 착각
보호자는 종종 물그릇이 줄어드는 양만 보고 “우리 고양이는 물을 거의 안 마신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습식 사료를 많이 먹는 고양이는 음식으로 상당량의 물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건식 사료를 주로 먹는 고양이는 그릇에서 더 자주 마셔도 총 수분 섭취가 낮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찰할 때는 식이 형태, 하루 섭취량, 물그릇 또는 정수기 사용 패턴을 함께 봐야 합니다. 소변의 농도나 신장 기능과 같은 임상 지표는 집에서 음수량만 보고 판단할 수 없으며, 필요할 때 수의학적 검사가 필요합니다.
수분 섭취를 높일 가능성이 확인된 다른 요인들
2026년 리뷰에서는 식이 형태 외에도 단백질, 아미노산, 소금, 삼투질 성분, 물의 점도 등이 수분 섭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고됐습니다. 다만 이 결과를 보고 보호자가 임의로 소금을 첨가하거나 영양 성분을 조절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영양 조성은 심장·신장·요로 상태와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설계된 식이나 수의학적 관리 맥락과 분리해 적용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2025년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에 발표된 Maria Peralta, Amy Nichelason, Lauren Trepanier의 연구에서는 임상적으로 탈수된 고양이에게 영양 성분이 조정된 물을 자유롭게 제공했을 때 일반 물보다 더 많이 섭취하는 결과가 관찰됐습니다. 그러나 단기간의 소규모 임상 연구이며, 모든 건강한 고양이에게 별도 영양 음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수기를 고를 때 ‘효능’보다 먼저 볼 것
정수기를 사용하는 목적을 ‘질병 예방 장치’가 아니라 ‘고양이가 편하게 물을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로 보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소음이 적은지, 고양이가 접근하기 편한 높이인지, 재질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 필터와 펌프를 정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물그릇을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지가 더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특히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사는 집에서는 하나의 급수 지점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각 고양이가 다른 위치와 형태의 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복수의 급수 지점을 제공하면 개체 선호를 관찰하기 쉽습니다. 정수기를 좋아하는 고양이는 그대로 사용하고, 그릇을 선호하는 고양이에게는 정수기를 강요할 이유가 없습니다.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거나 거의 마시지 않는다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음수량이 증가하거나 감소하고, 소변량 변화·체중 감소·식욕 저하·구토·무기력 같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정수기 선호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건강 상태와 관련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려면 수의학적 평가가 필요합니다.
PET & HUMAN 관점: 제품보다 중요한 것은 ‘개체별 패턴’
사람은 기능이 많은 제품을 보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의 행동에서는 ‘더 첨단인 장치’와 ‘더 선호하는 장치’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수기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고양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실제 사용 패턴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PET BRIDGE와 연결되는 지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루의 절대 음수량을 질병 점수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고양이에서 장기간 물 마시는 빈도나 식이·환경 변화와 함께 패턴을 기록하면 보호자와 수의사가 상담할 때 더 구체적인 생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록은 진단이 아니라 관찰의 질을 높이는 도구여야 합니다.
결론: 정수기는 ‘정답’이 아니라 선택지다
현재 근거에서 가장 일관된 메시지는 고양이의 총 수분 섭취가 물 공급 방식 하나보다 식이의 수분 함량과 조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고양이라면 정수기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연구 전체를 보면 정수기만으로 음수량과 소변 농도가 확실히 개선된다고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좋은 급수 환경은 고양이가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깨끗한 물을 여러 방식으로 제공하고, 평소 패턴을 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References
1. Kosmal PAL, Shoveller AK, Gillies G, Armstrong LE. Diet format, protein, amino acids, salt, and osmolytes, as well as water viscosity, affect water consumption in domestic cats: a scoping review of 32 publications (published from 1975 to 2025) on water intake, hydration status, and related health outcomes. Journal of Animal Science. 2026;104:skaf434. doi:10.1093/jas/skaf434.
2. Grant DC. Effect of water source on intake and urine concentration in healthy cats.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2010;12(6):431-434. doi:10.1016/j.jfms.2009.10.008.
3. Peralta M, Nichelason A, Trepanier L. Voluntary acceptance of nutrient-enriched water supplement and promotion of water intake in clinically dehydrated cats.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2025. doi:10.1177/1098612X251334279.
의학적 고지: 이 기사는 일반적인 교육 정보입니다. 고양이의 신장·요로·내분비 질환을 진단하거나 특정 식이·급수 제품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음수량이나 배뇨 패턴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수의사와 상의하십시오.